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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이진영

야고보서 2:18절에 대한 나의 재구성 및 각색

"나는 야고보서 2:18절의 "어떤 사람"(개역한글 판에서는 "혹")이 야고보가 설정한 가상의 논적이며 문맥을 고려할 때 서신서를 수신한 공동체의 지도자를 가리킨다는 더 구체적인 추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장 초반부에서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서 차별대우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행위 없는 믿음을 비판하는 14절의 내용에 이어 예시로 다시 가난한 이에 대한 배려 없는 모습이 다시 언급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본다. 그래서 설교를 하면서 야고보와 "어떤 사람" 사이의 논쟁을 다음의 슬라이드의 내용들로 정리해 보았다.

이 논지를 따라서 바울의 오직 믿음으로 얻는 구원과 야고보의 행위로 나타난 믿음을 대비할 수 있는 교리적 차원에서의 마당 자체가 설정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바울의 경우 갈라디아서 등에서 헬라인 중심의 신앙공동체에 조용히 들어온 유대인 선동자들이 율법의 의무를 모두 지켜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문제가 야기되었다면 야고보서를 수신하는 공동체는 회당의 경제-사회적 안정적 유지를 위해 헬라출신의 부유한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에게 경건의 훈련과 행위 자체를 면제해준 데서 문제가 발단했다고 보여진다. 굳이 말하자면 전혀 반대의 경우라 할 수 있다. 전혀 다를 뿐 아니라 심지어 거의 반대에 가까운 갈등의 양상에 대한 각기 다른, 즉 강조의 방점이 다른 (그러나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처방에서 모순과 부조리를 찾고 지적하는 것 자체가 상황의 왜곡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야고보서의 문맥을 살필 때 그의 논지는 절대 행위를 따로 강조함에 있지 않다. 너무나 분명한 그의 논지는 다음 두 가지로 갈무리된다. 첫째, 믿음과 행위는 절대 따로 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둘째, 교리적 지식과 신앙고백은 믿음과 동일시될 수 없다."